영하의 날씨
기온을 견디지 못한 일년생 다육
간밤 새파랗게 질려 몸 졌다
기가 빠져나간 육의 기울기를 잘라내며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깊어지는 생각
(하루를 무사히 나거나
한 계절을 탈 없이 건너는 데 대하여 관대해진다)
한 노파가 추위와 굶주림
냉대와 무관심에 죽었다는 익명의 제보를 들으며
먹고 사는 일이 진실이란 말에 실리는 무게
잘못 쓰여 진 문장을 지우듯
지하도에 모인 노숙의 흔적을 닦아내는 뉴스를 보며
밥벌이에서 멀어진 사람들
한 때는 실명의 이름으로 견고했을 우리들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살아가는 일이 견디는 일이라는 데
무채색의 겉옷이 만든 공손의 굴곡을 보며
불편하다 저 남루들
한 명 혹은 두세 명 때로는 대오를 이루는 무기명들
(이 겨울 무사하시라 소망 같은 흰 쌀밥과
짓밟힌 자존의 주름
넓게넓게 펴주고 싶었다)
심 정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