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문장(微微한)

춘분 날 산에 올라

작은이1 2011. 1. 8. 22:32

춘분 날 산에 올라  


춘분 날 봄 느낌이 그리워 산에 올랐다
잎샘 추위 이전의 시간부터
흙의 입김을 듣고 싶었고
휴식의 시간은 지난 겨울부터 너무 길었다

산허리까지 자동차로 도착한 시간은
허방이다
질주나  속도는
생각의 공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속도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 항구의 발목에서 굽은 산길 오르기까지
부식되거나 발효된 시간들 분분하다

찔레꽃 나무 밑으로 풋 잎들이 즐비하다
입춘 이후 다녀간 봄의 깨금발 소리
나는 자주 기침을 해댔다
봄이 오면 호미로 흙을 찍던 어머니
그 거친 손끝이 내 등을 쳐댔다

산마루 더 먼발치에 걸린 항구까지
내 생은 언제나 뿌연 안개속
투덜거리면 밟았던 그 많은 돌부리를 매만졌던
가슴은 늘 시렸다
생의 내리막길은 또 얼마나 우회해야 하나

내려갈 길이 먼 데까지 휘어져 있다

 

 

심 정 미



'오래된 문장(微微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여자  (0) 2011.01.08
  (0) 2011.01.08
홍매화 [紅梅花]   (0) 2011.01.08
소화방찻집  (0) 2011.01.08
문제  (0) 201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