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致命)
삶이 팍팍하다 여길 때 떠난
배론 성지에서
황 사영씨 묵었다던 토굴에 앉아
백서에 쓰인 문구를 더듬어 본다
글은 깨알 같아서
그의 삶도 녹녹치 않았구나하며
돌아서려는데
눈앞이 뜨끈하다
누가 내 뇌천을 치는 듯
한 생애가 흐리더니
박해라는
이데올로기 뚫고
돋아난 그의 신원처럼
자꾸만
찰과상을 입히고 싶은 나의 목숨줄
치명상을 입은 나의 불신에도
노오랗게 딱지가 앉기를
핏발 마디마디 본능처럼
믿음 꽃 피기를
되찾은 시야 속으로
햇살 소복이 내려앉은 배론성지
지상의 색이 따뜻하다
심 정 미
'오래된 문장(微微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배화등꽃 외 (0) | 2011.01.08 |
|---|---|
| 불면(不眠) (0) | 2011.01.08 |
| 예차에서 (0) | 2011.01.08 |
| 누가 지폈을까 저녁노을 (0) | 2011.01.08 |
| 기타치는 여인 (0) | 2011.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