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문장(微微한)

치명(致命)

작은이1 2011. 1. 8. 23:28

치명(致命)



삶이 팍팍하다 여길 때 떠난
배론 성지에서
황 사영씨 묵었다던 토굴에 앉아
백서에 쓰인 문구를 더듬어 본다
글은 깨알 같아서
그의 삶도 녹녹치 않았구나하며
돌아서려는데
눈앞이 뜨끈하다



누가 내 뇌천을 치는 듯
한 생애가 흐리더니
박해라는
이데올로기 뚫고
돋아난 그의 신원처럼
자꾸만
찰과상을 입히고 싶은 나의 목숨줄


치명상을 입은 나의 불신에도
노오랗게 딱지가 앉기를
핏발 마디마디 본능처럼
믿음 꽃 피기를
되찾은 시야 속으로
햇살 소복이 내려앉은 배론성지
지상의 색이 따뜻하다


심 정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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