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아띠

아메리카노

작은이1 2011. 11. 4. 00:16

그들은 모녀가 분명했다. 볕 환한 창가를 두고 감청색 벽 앞에 앉았다.

촛농이 얼어붙은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초에 불은 붙이고 그네들 차탁 위에 두었다.

햇볕을 차단하자 촛불이 제 소임을 다했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내가 다가가자 아메리카노라고 입을 모았다.

딸인 듯한 아가씨가 입을 가리며 살짝 웃었다.

오른쪽 볼에 보이지 않던 볼우물이 더 깊게 파였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도

커피가 자리를 차지하고 제 물기를 비우는 동안도

두 사람의 말은 끊이질 않았다.

말에 웃음이 묻었는지

연신 가시질 않는 웃음 때문에 내게도 그 웃음이 번져왔다.

 

딸이 있는 풍경은 그래서 좋았다.

 

나의 딸 쑤의 낙타가 팔렸다.

여섯마리의 낙타는 사막을 건너 송도라는 바다를 거쳐

곧 낯선 장소로 이동을 할 것이다.

바닷바람에 상처입은 몸피에 슬몃 딸의 손길이 스치면

새 살이 돋은 듯 윤이 날,

윤 난 낙타의 결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낙타는 휘파람 소리로 응답을 할 것만 같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는 모녀의 입담이

귀를 모으지 않아도 이마를 스치며 지나갔다.

 

내게도 오래 전 엄마가 있었는데.

엄마! 참 따뜻한 말이 그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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