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카페 나나이모에서>
좁은 길을 빠져나오는 동안
버스는 굴곡진 길에서 짧게 나를 들었다
길이 휠 때는 몸의 무게를 잠시 기울게도 했다
수 십 년 째 버스가 가한 길들이기
온순한 짐승이 되었다
지상에서 시달리지 않는 법
넘어지지 않기 위한 최상의 보행술이다
큰길로 접어들자 버스는 앞다투며 속력을 냈다
일종의 변주곡
버티는 것에 약했으므로 속도에 억압 받는다
악력을 동반한 신기술이 필요한 때다
속도에 동승한 관계로 개인적 전술
시야 확보는 최우선이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쯤
휴식을 가져도 좋다 낯익은 풍경을 두루 섭렵해 둔다
어떤 건물은 인식 하기도 전에 제 키를 키워놓는다
가로수들 일제히 살 트는 지 차창 자주 흔들린다
여전히 무채색 위주의 옷들 일렁이며 지나간다
버스 안으로 햇살 들이 친다
차창을 응시하는 할머니 볼이 발그레하다
하늘은 혼자서 푸르게 높아가고
몇 차례 축시 같은 잎샘 바람 분다
심 정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