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수채화
봄비 다녀가신 후
어제보다 한 뼘 몸 불린 섬진강
물 마중 나온 듯
강 언저리로 풀들 포름포름 번지고
가만 바람에
잔주름 만들며 바다로 가는 강물
그 사람 웃을 때 눈가에 생기는 주름처럼
섬진강가 사람들의 민낯 닮은 순한 물결
내 아기 예쁘다고 살 매만지 듯
서로의 맨 얼굴 비비며 고요 고요히
너른 품 만나러 가는 섬진강물
엄마 눈가에 맺혔던 이슬이 되어
강변 모래톱에 두 발을 대보면
간지럼 타는 잔뿌리들
봉긋해지는 연두 빛 들
마음은 햇것 같이 유순해져서
봄 인근에 서 있고 싶어지지
엄마 그늘 안쪽이고 싶지
다시 봄 비 촉촉이 젖어오고
빈들 촘촘히 어린 싹 틔울 때
먼 산 저만치에 고명으로 얹힌 구름
하늘이 먼 데서 붓 끝을 흐리는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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