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문장(微微한)

섬진강 수채화

작은이1 2011. 4. 27. 22:40

 

섬진강 수채화

 

   

봄비 다녀가신 후

어제보다 한 뼘 몸 불린 섬진강

 

물 마중 나온 듯

강 언저리로 풀들 포름포름 번지고

가만 바람에

잔주름 만들며 바다로 가는 강물

그 사람 웃을 때 눈가에 생기는 주름처럼

섬진강가 사람들의 민낯 닮은 순한 물결

내 아기 예쁘다고 살 매만지 듯

서로의 맨 얼굴 비비며 고요 고요히

너른 품 만나러 가는 섬진강물

 

엄마 눈가에 맺혔던 이슬이 되어

강변 모래톱에 두 발을 대보면

간지럼 타는 잔뿌리들

봉긋해지는 연두 빛 들

마음은 햇것 같이 유순해져서

봄 인근에 서 있고 싶어지지

엄마 그늘 안쪽이고 싶지

 

다시 봄 비 촉촉이 젖어오고

빈들 촘촘히 어린 싹 틔울 때

먼 산 저만치에 고명으로 얹힌 구름

하늘이 먼 데서 붓 끝을 흐리는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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