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앞 산 능선이 분명해지다가
천천히 경계를 허무는 시간
베란다 탁 트인 시야에 채색화 한 점 걸린다
다홍을 입고 선정적 체위로
산 능선에 누운 구름
새벽별 선점한 자리 알맞다
하늘은 빠르게 담청색을 끌어안고
장기 두듯 붙박이별과
미리내 강줄기도 끌어다 놓았다
은하수에 발 담그고 자박자박 걷는 소리
흘러 흘러 사람의 마을까지 내려온 강물
징검돌 건너는 사람 제 각기 집으로 향하고
다소 묽은 먹물색 산 중턱
부조 형태 집들에 엷게 번지는 빛
애면글면 하던 하루를 수습하듯
밀도를 높여가는 어둠 깃들수록
차츰 다소곳해지는 풍경
구조를 다듬듯 블라인드를 살짝 내리면
테두리 끼고 완성에 드는 그림
입체감이 그제야 자리를 잡는다
심 정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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