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물가(詩詩한)

어스름에 잠기다

작은이1 2011. 3. 17. 00:39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앞 산 능선이 분명해지다가

천천히 경계를 허무는 시간

베란다 탁 트인 시야에  채색화 한 점 걸린다

다홍을 입고 선정적 체위로

산 능선에 누운 구름

새벽별 선점한 자리 알맞다

하늘은 빠르게 담청색을 끌어안고

장기 두듯 붙박이별과

미리내 강줄기도 끌어다 놓았다

은하수에 발 담그고 자박자박 걷는 소리

흘러 흘러 사람의 마을까지 내려온 강물

징검돌 건너는 사람 제 각기 집으로 향하고

다소 묽은 먹물색 산 중턱

부조 형태 집들에 엷게 번지는 빛

애면글면 하던 하루를 수습하듯

밀도를 높여가는 어둠 깃들수록

차츰 다소곳해지는 풍경

구조를 다듬듯 블라인드를 살짝 내리면

테두리 끼고 완성에 드는 그림

입체감이 그제야 자리를 잡는다

 

 

 

 

심 정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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