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구름의 이동속도가 야기한 게 이거였구나
수직으로 내리 꽂히는 비
까마득한
풍경의 흐림과 파열음의 난타
그가 쏘아대던 말랑한 파편
입자에 붙은 가속 늑골 안으로 고여든다
더 격해지는 비 마음도 직설적이라면
하고픈 말 쏟아 내버리고 공중처럼
텅 빈 충만으로 가벼울 텐데
언제부턴가 떠나는 사람들 모두 앞서가게 하고
맨날 회한의 소리로 불러보지만
공명의 거대한 울림만이 후렴구처럼 구성졌다
어느 덧 도시는 비에 젖지 않은 곳 없어
한 눈에도 좁은 길로 이어지는 빗물의 행렬
인연들도 휩쓸리면 겸손되이 궁굴릴까
생은 얼마간 엉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차 한 잔을 다 비우는 동안에도 끊임없는 빗물과
저항의 기세인 명분들
흘러야겠다
나도 세월의 흐름에 들어야겠다, 하다가
구름의 이동경로를 보며
두렵다 두터워 너머를 가늠키 어려운 사람의
침묵이 무섭다
심 정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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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장마 중에 쏟아지는 비
세 시간여를 지나며
집중 투하 되는 비의 변신이 두렵다.
무참히 쏟아내는 하늘님의
이 같은 설정이 무섭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속 시원해지기도 해서
자주 창가에 서서 비의 속도를
지속적으로 지켜냈다.
주말이 이렇게 가는 건
나만의 시간이, 내 시간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흡입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쉽게 흘러가는 시간이
나에겐 무섭도록 길게 이어지는
기다림의 시간이여서 그런지도...